컴퓨터는 MS office와 SPSS를 비롯한 통계 프로그램 몇 개, daum으로 편지 받고, naver로 검색, 인터넷 뱅킹, 잘 해봐야 melon music 정도 쓰는 40대 아줌마인데.... 

언제부터인가 광고창이 저절로 마구마구 뜨고, 이상한 error 메세지에... 급기야는 인터넷 뱅킹을 하려하니, 개인정보 보호가 취약하니 한 번 더 인증을 거친 후에 거래하라는 안내가 나와... 거의 다 털린 후에야 이상한 생각이 들어 은행에 전화해보고 막았답니다. (세상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ㅜ ㅜ)

오죽하면, 돈 주고 V3 365를 사서 혼자 이리저리 정밀 검사를 해 보았으나, 몇가지 바이러스?를 처리해도 그 때 뿐... 또 검사하면 또 나오고, 광고 팝업은 사라지지 않고....

가끔 제 컴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가는 어린 남자를 하나 키우고 있는데... 그 녀석을 병원에 보낼 수는 없으니, 내 컴을 의사에게 맡길 수 밖에요.

퇴근 시간에 맞춰 늦은 저녁에 예약을 했는데... 정말 1초도 늦지 않고, 연락이 오고... 답답하고 느려터진 컴 주인의 이야기를 (뻔한 내용일텐데도) 정성껏 들어주고... 친절한 설명은 따라 하기 쉬웠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하겠다... 는 계획도 알기 쉽게 얘기해 주신 후에...  정말 단 1초도 쉬지 않고, 꼼꼼하게 살펴보고 정확하게 파악하여 제 컴을 건강하게 새로 태어나게 해 주셨답니다. 

직장에서 저녁 때에 집에서 할 숙제들을 싸가지고 온 터라 걱정했었는데.... 정말 성실하게... 늦은 저녁 하루 종일 일하느라 피곤하셨을텐데도, 한 번도 쉬지 않고 정말 열심히~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마쳐주셨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멀리 떨어진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지켜보고 있는 저에게까지 느껴져서, 저 역시 하는 일도 없이 쳐다보고만 있는데도, 미안해서 뭘 먹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가고 숨 죽여 지켜봤네요.

저는 대학병원 암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인데, 늦은 저녁 시간까지 하루 종일 일하고 똑같은 얘기를 1년 365일 계속 설명하자면, 금요일 저녁에는 정말 환자가 환자로 보이기 보단 처리해야 할 업무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오만가지 질병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막막한데도 자신만의 잘못된 고집이 있는 환자를 대할 때면, 정말 친절히 설명하려 아무리 노력해도 짜증이 나고 '난 할만큼 했어' 하며 포기하고 싶어지죠.

늦은 밤 피곤한 시각에 무식한 아줌마의 두서 없는 이야기를, 정성껏 들어주고, 상냥한 목소리로 안심시켜주고, 최대한 집중해서 정성껏 문제를 해결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는 컴퓨터 주치의의 모습에... 사람을 진료하는 의사로서 짧은 시간,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특히 전화 받을 때의 목소리가 너무 멋지십니다. ^____^